“아름답다, 손흥민 골”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MVP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28)이 리그 10호 골을 터뜨리며 5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0-2021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 경기 선발 출전해 전반 13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넣어 토트넘의 2-0 승리에 앞장섰다.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왼쪽을 파고들던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반대편 골대를 향해 과감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아스널 골키퍼 베른트 레노가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슈팅은 그가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휘어 들어갔다.

페널티아크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예리하게 감아 차 반대편 골대를 노리는 슈팅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부터 손흥민의 최고 무기였다. 손흥민은 가장 손에 익은 무기를 아름답게 휘둘러 시즌 리그 10호골을 뽑아냈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6~17시즌 14골을 시작으로 5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전반 추가시간에 어시스트도 추가했다. 전반 46분 손흥민이 골지역 정면에서 왼쪽으로 패스해주자 케인이 왼발로 강하게 슈팅해 2-0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리그 3번째이자 시즌 통틀어 6번째 어시스트였다.

손흥민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43분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되기 전까지 88분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벤치로 들어왔다. 홈 팬들은 기립 박수로 손흥민을 격려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아스널을 2-0으로 눌렀다.

경기 후 영국 축구 전문 매체인 ‘런던풋볼’은 손흥민에게 호이비에르(10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9점을 줬다. 이 매체는 "손흥민의 골은 아름다웠다"며 "손흥민이 기록한 골은 북런던 더비에서 잊혀 지지 않을 장면"이라고 했다. 손흥민과 함께 케인, 토비 알더베이럴트, 세르주 오리에가 평점 9점을 받았다.

원더골로 팀에 승리를 안긴 손흥민은 EPL 사무국이 발표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만2575명의 팬투표 중 66% 지지율로 역시 1골 1도움을 기록한 팀 동료 해리 케인(28.2%)을 제쳤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른바 손흥민 존(자주 골을 넣는 지역을 의미)에서 득점했다는 질문에 "내가 (어린 시절부터) 많이 훈련한 위치인 건 맞다. 사실 그렇게 들어갈지는 몰랐다. 경기 상황상 안으로 (드리블하며) 접고 들어갔을 때 상대 수비가 공간을 열어줬다. 운이 좋게 골대에 공이 들어갔다"고 했다.

케인과의 호흡에 대해 "항상 매순간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도 상대 분석을 많이 한다. 난 공간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케인은 (2선으로) 내려와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상대가 알곤 있는데, 좀 더 연구하면서 오늘처럼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선 "팬이 있기에 선수도 존재한다.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더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오늘 더비에서 승리해서 기쁘다. 토트넘 팬과 늦은 시간 한국에서 응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