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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4세 타이슨 15년 만에 링 복귀...무려 45kg 감량

by 경치키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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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6월 30일생, 한국 나이로 만 54세.

‘핵주먹'으로 유명한 복서 마이크 타이슨(미국)이 29일 오후(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4체급 석권 전설을 썼던 로이 존스 주니어(51·미국)와 이벤트 무관중 경기를 펼쳤다. 현역 시절 성사되지 않았던 레전드 매치다. 타이슨은 15년 만의 복귀를 위해 무려 45kg을 감량했다.

경기 전부터 이번 대결이 싱겁게 끝날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다. 두 선수 모두 은퇴한 50대인 점을 감안하면 그럴만 했다. 더불어 부심을 두지 않고 승패를 가리지 않는다는 특별 규칙도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복싱 쇼케이스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번 이벤트 경기는 은퇴한 두 복서의 나이를 고려해 2분 8라운드로 치러졌다. 또 12온스 글러브를 착용했다. 프로 선수들이 착용하는 10온스보다 더 크고 두툼하기 때문에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선수 중 한 명의 피부가 찢어지거나 경기 양상이 KO쪽으로 흘러가면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WBC(세계복싱평의회)는 비공식적으로 전직 복서 3명을 채점단으로 구성, 승패를 구분한 뒤 승리한 선수에게 명예 벨트를 수여할 계획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어울릴 법한 경기였다. 둘 모두 사력을 다해 싸웠지만, 세월을 거스리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다.

1라운드(2분)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린 후부터 둘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힘에 부치다보니 서로 부둥켜안는 경우가 많았다. 타이슨은 1라운드부터 묵직한 펀치를 날렸다. 로이 존스는 링 이곳저곳을 빠르게 움직이며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타이슨의 강펀치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7라운드에선 타이슨이 코너에 몰린 로이 존스를 향해 펀치를 수차례 날렸지만 위력이 없었다. 마지막 8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리자, 둘은 그제서야 안도한 듯 포옹했다.

타이슨은 1986년 20살의 나이로 당시 챔피언인 트레버 버빅을 2라운드에 링에 쓰러뜨리고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던 전설이다. 통산 58전50승2무6패 중 KO승만 44차례 거뒀다. 거구들이 즐비한 헤비급에서 타이슨은 키는 178㎝로 작은 편이지만 흑인 특유의 타고난 유연성과 빠른 공격 스피드를 바탕으로 세계 링을 정복했다. 키 큰 상대의 펀치를 낮은 위빙으로 절묘하게 피한 뒤 빠른 전진 스텝과 전광석화 같은 양훅으로 강적들을 줄줄이 KO시켰다. 하지만 2005년 케빈 맥브라이드에게 6라운드 KO패를 당한 뒤 은퇴했다.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를 상대하다 귀를 물어뜯고 반칙패해 ‘핵이빨’이란 별명도 얻었다.

상대인 존스 주니어(180cm)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다. 1989년 프로 데뷔해 미들급, 수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까지 4체급을 석권했다. 2018년 은퇴까지 75전 66승(47KO) 9패를 기록했다. 특기는 예리한 훅이다. 예상하지 못한 훅으로 상대를 쓰러뜨려 훅 선장이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정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양쪽 모두 두둑한 대전료를 챙겼다. 상당한 수준의 페이퍼뷰(PPV·유료 시청)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 둘의 대결을 보려면 49.99달러(약 5만5000 원)를 내야 한다.

정확한 대전료는 비공개지만, 타이슨은 약 1000만 달러(약 110억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인 로이 존스 주니어는 300만 달러(약 33억원)를 챙긴다고 한다. 존스는 “어딜 가든 아이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게 ‘타이슨과 붙은 적 있느냐’는 거였다. 이젠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타이슨의 복귀전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관한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가 올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과 같은 사회 현상으로 봤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점점 과거에 진한 향수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와 관련한 끊임없는 뉴스는 희망찬 내일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우리들은 우리가 아는 친숙한 것에 매달린다”고 분석했다.

한편 타이슨은 경기 전부터 수익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다양한 자선단체 모든 수익을 기부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많은 대전료를 받는 것에 대해 질투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시합을 하는 이유는 내가 여전히 권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야후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은 타이슨의 기부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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